안녕하세요 시절의 고요입니다. 나는 내면 생활 놀이를 할 만큼 깨끗한 동정녀도, 수도사도 아니다. 대수로운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밤이나 낡은 헝겊이나, 특히 종이 조각 줍기 따위를 나는 좋아한다. 그것을 줍고, 그것을 손에 쥐는 일은 기쁘다. 애들이 하듯이 그것을 입에다 갖다 대기까지 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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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나 초가을에는 햇볕에 익어 낙엽처럼 마르고 부석부석 한, 마치 피크린 산(酸)을 친 것처럼 누렇게 보이는 신문지 조각을 공원에서 볼 수 있다.
겨울에는 다른 종이들이 찢어져서 짓밟히고, 더럽혀져 있다. 그것들은 흙이 되어 가고 있다. 또 아주 새 종이, 반질반질하기까지 한 아주 희고, 아주 빳빳한 종이들이 백조들처럼 굴러다니고 있으나 그 밑에서 이미 땅이 그것들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 그것들은 몸부림치며 진흙에서 빠져나가지만 결국은 얼마 못 가서 땅에 철썩 붙어버린다.
그 모든 것을 손에 쥐는 게 즐겁다. 가끔 나는 아주 가까이서 그것들을 보면서 쓰다듬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빠지직하는 소리를 듣기 위해 그 종이들을 찢거나 종이가 축축할 때는 불을 붙이곤 하는데,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고는 흙투성이가 된 내 손바닥을 벽이나 나무 둥치에다가 문지른다.
장 폴 사르트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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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시절의 고요입니다. 한 남성의 얼굴을 확대해 보았어요. 안경 너머의 눈을 바라보고 있자니 그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좀처럼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왼쪽 눈은 절망스러운 슬픔으로 정면 허공을 응시하는 것 같기도, 오른쪽 눈은 차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짓누른 채 옆 사람을 힐끗 노려보는 것 같기도 해요.
장 폴 사르트르. 그는 프랑스 작가이자 철학자입니다. 출판계에서는 노벨 문학상을 거부한 작가로, 철학사에서는 실존주의라는 개념을 처음 사용한 학자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사르트르는 선천적으로 사시에 작은 키. 그리고 못생긴 남자라는 인식 때문에 사진 찍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하는데요.
그런 사르트르의 얼굴을 촬영한 사진가가 있었으니.. 바로 <카르티에 브레송>.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초상 사진은 스냅 사진과는 다르다.
초상 사진이란,
누군가의 얼굴에 물음표를 찍어 놓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 얼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전달하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이가 든 사람의 얼굴엔 마땅한 이유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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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ght 카르티에 브레송 <알베르 카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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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더위를 피해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전에 다녀왔어요. 전시의 주제는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사진을 관람하기 전 먼저 작가의 생애를 살펴보았어요.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경험을 한 사람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아프리카 여행,
제2차 세계대전,
프랑스군 사진기자,
그런데 독일군의 포로로 잡혀...
어라? 갑자기 아시아로 건너갔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까지.
유럽인이 대륙을 건너
저기 먼 땅까지 이동하다니..
왜 그랬을까?
브레송은 프랑스군 사진기자로 징집되었다가 독일군의 포로가 됩니다. 전쟁 포로로 체포된 3년 동안 참혹한 죽음들을 목격해요. 카메라가 없으니 두 눈으로 비극을 똑똑히 바라보고 가슴에 담아냅니다. 전쟁의 현장에 머물렀던 것이 계기가 되었을까요? 순수 예술을 지향하던 그는 이전의 삶을 정리하고 돌연 인도의 뉴델리로 떠납니다.
그곳에는 간디가 있었어요. 브레송은 간디를 촬영하고 취재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간디는 암살을 당하고 맙니다. 우연히 그 시대 평화의 상징이었던 사람의 실재와 죽음을 동시에 목격하게 되지요. 그는 간디의 장례식까지 사진으로 담아낸 뒤 이내 중국의 역사적 현장으로 뛰어듭니다. 중국에서 약 1년 동안 머물며 장제스의 국민당이 몰락하는 마지막 6개월과 마오쩌둥의 공산당이 집권해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하는 첫 6개월을 목격해요. 그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의 독립, 혁명 이후의 쿠바까지 연이어 카메라에 담게 됩니다.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브레송은 신기할 정도로 과도기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1전시실에서 다룬 브레송의 연대기였어요. 그의 생애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했으니 본격 사진을 관람하러 다음 전시실로 이동해 봅니다. 교과서에 등장할 법한 역사적으로 웅장한 사진을 기대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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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외였어요. 예상했던 것과 달리 전시된 작품들 대부분은 일상적인 장면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기의 순간으로 평가받을 만한 작품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만을 표면적으로 내세우기보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삶을 수면 위로 길어올리기 위해 애쓴 것 같았습니다.
"나는 국민당 정권 치하의 중국에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지켜봤고
공산당이 들어왔을 때도 거기에 있었어요.
중국인들은 늘 그 자리에 있었어요.
혼란스러운 그 사이사이
가혹하고 압제적인 정권들이
교체되는 동안에도요."
브레송은 어떤 격동의 시기를 지나더라도 가장 일상적인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복잡한 현상에 가려진 보통의 순간들을 기록하기 위해서요. 이를테면 체제가 바뀌어 나라가 혼란스럽더라도 허겁지겁 끼니를 챙기는 사람들, 전쟁 중이라도 무거운 공기를 뚫고 황폐한 거리를 뛰노는 아이들을 말이에요. 몸소 전쟁부터 평화까지 피부로 경험한 그는 그곳에 진정한 삶이 숨어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생 결정적 순간을 찍으려 발버둥 쳤으나
삶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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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찍은 사진들은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한 만큼 생동감이 넘쳤을까요? 음.. 개인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구도가 없다'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평소 우리가 매체를 통해 접하는 반듯하고 규격화된 사진과는 거리가 멀었거든요. 의도적으로 사진을 연출한 것이 아니라, 특정 공간에 인물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을 때 찰칵! 그 순간을 재빠르게 카메라로 붙잡은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얼굴은 모서리에 박혀있고, 몸짓은 비대칭적으로 흔들리고, 심지어 기우뚱한 사진들. 저는 자주 망설이는 사람이라서.. 궁금했어요.
지긋이 관찰하다가 '이때다' 싶은 순간은 언제였을까. 만약 내게 필름이 주어진다면 최고의 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에 마냥 망설였을 것 같아. 눈앞에 놓인 장면들을 흘려보냈을지도. 근본적으로 그는 나와 다른 태도로 시간을 대하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핸드폰이나 디지털카메라가 익숙해서 시간을 무한으로 붙잡을 수 있다는 환상을. 하지만 그는 한정된 필름으로 순간을 다루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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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는 인위적인 설정이나 기교 대신 우연성에 기대는 작업을 즐겼다고 합니다. 때문에 오직 셔터를 누르는 순간만이 담을 수 있는 시간성, 흔들림, 경계가 문질러진 모호함이 뒤섞여 브레송만의 감각이 담긴 사진으로 표현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단번에 예측하긴 어렵지만, 가만히 사진을 응시하면서 숨겨진 맥락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짐작해 볼 수 있도록..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 같기도 해요.
카르티에 브레송은 흥미로운 말을 덧붙입니다. 오히려 한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자신은 시간을 들여 관찰하고 관찰하고 또 관찰한다고 말이에요. 갸우뚱하죠. 세상만사에는 주제가 있으므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고. 현실에서 드러난 모습과 사건의 리듬을 인식하기 위해 지긋이 관찰한다고. 눈이 대상을 어떻게 다룰지 가늠할 수 있게 되면, 비로소 그때 카메라를 든다고. 카메라는 자기 소임대로 눈이 결정한 것을 필름 위에 새길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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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이 그의 말을 곱씹으며 전시장을 나섭니다. 정신없이 지나온 여름날들을 돌아보았어요.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많은 계절의 순간들. 나는 오래도록 지긋이 머문 적이 있을까. 언제, 어디서, 왜 가던 길을 멈추었을까. 어떤 식물을 바라보았을까. 때로는 곤충이었을까?
꽃가루 주변을 맴도는 벌과 잎을 기는 개미를 바라보다가 어떤 순간 카메라를 들었을까. 계절이 변했다고 느낀 순간일까. 붉게 물들었거나, 열매가 열렸거나, 씨앗이 맺혔거나 혹은 꽃이 땅으로 고꾸라졌을 때?
바람에 흔들리는 꽃이 가만 멈추기를 기다리기 보다, 일렁이는 꽃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은 적은 없을까. 망설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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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
여름의 여섯 절기를 모두 보내고
입추를 맞이하며 주변 식물들을 돌아보았다.
아래로 툭 툭 떨어지는 존재들.
못다 핀 꽃 봉오리이거나
이미 한차례 피고 진 꽃잎들,
약한 가지에서 씨앗을 맺고 아슬히 매달려 있다가
땅으로 떨어진 열매.
혹은 커다란 나무를 붙잡고
여름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렁차게 울다가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매미들.
한정원 작가는 말했다.
침잠은 표면적인 것과 멀어지므로
필연적으로 깊이를 얻는다고 -
하나 둘 -
여름을 알리던 존재들이 높은 곳에서 낮은 땅으로
침잠하는 것처럼
계절은 조금씩 깊어지려나
파릇하던 단풍 씨앗이
미세하지만 붉은색으로 변하는 걸 보면
가을은 이미 한참을 앞서 도착한 걸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늘 앞서가고
나는 언제나 종종걸음으로
계절의 흔적을 좇을 뿐이기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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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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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시기 : 6~8월
- 꽃말 : 단순, 편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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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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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시기 : 5~6월
- 수확시기 : 9~10월
- 꽃말 : 경의, 자애, 소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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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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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화시기 : 7~9월
- 꽃말 : 끈기, 섬세한 아름다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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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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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간의 땅 속 생활
- 2주간의 바깥 생활로 일생을 마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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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호박 반찬을 즐겨 만드신다.
여름밤.
오이와 호박을 물에 담가두시곤
자기 전 캄캄한 부엌에 서서
손으로 채소를 박박 문질러 물기를 털어내셨다.
다음 날 아침.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고소한 호박볶음이 되어있군!
옴뇸뇸,,,
충분한 여름 호박의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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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좋은 미역을 사 왔다며
마늘을 담뿍 넣어 묵직하게 끓인 소고기 미역국.
우리 집 식구들은 저마다 다른 식사 패턴을 갖고 있기에
각자 방식에 맞추어
미역국을 한소끔 씩 데워 먹었고,
가장 깊은 맛을 냈을 마지막 한 그릇은
아빠가 우연히 할아버지 점심으로 챙겨드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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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양배추 쌈이 먹고 싶었다.
우리 집 한 그릇, 할머니네 한 그릇 만큼을 쪄냈는데
할머니는 양배추가 딱딱해서
전자렌지에 넣고 푹- 더 익혀 드셨다고 했다.
부드럽게 뭉개질 정도로.
아빠가 쪄서 보낸 거라며 마냥 좋아하시길래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오~~ 맛있겠어요~~"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적당히 모른 척도 할 줄 아는 나이가 되었나 싶어서
혼자 속으로 웃었다.
그나저나 할머니는 양배추의 아삭거림 없이
무슨 맛으로 먹나.. 싶다가
아차차!
이유식 마인드를 장착하기로 마음 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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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여름 과일.
과일은 가리지 않고 종류별로 잘 먹는다.
아삭아삭 - 갈증 해소하는 데는 과일이 최고야!
라고 아주 가끔 생각한다.
대부분 아이스커피로 갈증을 해결하기 때문에 .. 허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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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풍년이었던 어느 날.
간단한 재료들을 넣고 드륵드륵 갈아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었다.
집을 나서기 전 베이글에 슥슥 - 발라
점심시간이 오기 전에 꺼내 먹으니
으아 촉촉해라 !
두툼한 빵이 향긋한 허브 오일을
쏘 - 옥 머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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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매 편지마다 오랜만이라고 인사드리는 것 같아서 내심 머쓱하기도 합니다. 여름의 그늘을 알린다는 편지를 마지막으로 보내 놓고는 한 계절을 훌 - 쩍 건너뛰어 돌아왔어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뜨겁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지속되더니 근래에는 습한 장맛비가 끊이질 않고 있어요. 몸과 마음은 건강하신지, 거센 장마철은 무사히 지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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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자면.. 저는 지난 두 달 동안 뒤늦은 농사를 시작하게 됐어요. 아주 느린 속도로. 지치더라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만한 여유를 가지면서. 느릿느릿. 척박한 환경의 작은 땅을 골라, 적당히 씨앗을 뿌릴 수 있을 만한 상태로 밭을 일구고, 무형의 씨앗 한 톨을 살포시 - 심어 놓고 돌아왔답니다.
엥? 뜬금없이 농사라니, 무형의 씨앗이라니, 웬 뜬구름 잡는 소리야?라고 물으신다면.. 하핫 맞습니다. 실제로 밭을 경작 한 건 아니고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의 씨앗을 심었다고 말씀드리면.. 여전히 모호한 설명이 될까요? (또르르..)
명확한 표현에 서툴러서 에둘러 말하는 저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셔요. (..♡) 어떤 땅에, 어떤 씨앗을, 어떤 마음으로 심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차차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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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흐린 장마철에 어울리는 곡을 첨부하며 편지를 마칠게요. 자유로운 형식으로 눈과 귀를 매혹하는 영화, 「헤어질 결심」에 등장하는 음악입니다.
첫 번째 곡은 통기타 소리 위에 담담하지만 애처로운 목소리를 툭 - 얹어낸 <안개>. 두 번째 곡은 <말러 교향곡 5번 4악장>입니다.
이름 모를 현악기의 묵직하고 중후한 소리가 전반적인 흐름을 이끌고, 그 위에 가냘프게 얹은 작은 현악기의 선율이 들려요. 한여름의 경쾌한 노래와는 확연히 다른 감상을 내어주는 것 같습니다.
두 곡 모두 느린 템포로 연주되는 만큼 차를 마실 때나 잠들기 전, 여름밤 산책 등등..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날씨라면 언제든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뒤늦은 입추를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는 다음 절기에 만나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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